집에서 애플망고 유실수 키우기 (1대 망고나무를 기리며)
재작년 겨울 평년보다 따듯했던 날씨에 방심하던 사이 갑작스레 영하로 떨어진 온도에 키우던 애플망고나무가 버티지 못하고 얼어버린 참사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원룸부터 시작해 타지로 이사 다닐 때마다 같이 다녔던 녀석이었는데 잠깐의 방심으로 나무를 보내버린 게 꽤 속상했다. (나무를 키우고있다는걸 알던 지인들 모두 하나같이 속상해했던 웃픈 기억이ㅎ)
이후 속상한 마음을 달래고자 새로운 애플망고나무를 맞이했고 첫 나무의 예쁨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키우고 있다.ㅎㅎ

집 베란다에서 키우다 보니 꽃 보는 게 평균보다 조금 늦었다. 3월 초에 꽃대가 천천히 올라온 후 3월 말에 꽃이 하나 둘 피기 시작했었다.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서 하루하루 꽃보는 재미가 있었다. 열리는 망고를 다 키우고 싶었지만 꽃대 하나당 한 개의 망고만 키우기 위해 손으로 톡톡 치면서 수정해줄 겸 꽃과 열매들을 제거해 줬다.

6월 콩알만 했던 망고가 오백 원짜리 동전만 해지더니 제법 망고 모양 자태를 뽐낸다.

7월이 되었다. 이제 누가 봐도 이게 뭐야 대신 오 망고다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커졌고 애플망고 고유의 붉은 색상이 살짝 돌기 시작했다. 비료와 물 주기, 병충해 관리에 좀 더 신경 썼어야 했는데, 매일같이 바쁜 현생에 치여 자라는 것만 보고 하루하루 넘겨버렸다.

8월 그 결과 ㅎㅎ 애기망고가 탄생해 버렸다. 자라는 속도보다 노랗게 익는 게 정말 순식간이었던 같다. 억지로 따지 않아도 익으면 스스로 톡 떨어져 귀하신 몸 상처라도 날까 양파망으로 감싸 달아두었다. 노랗게 변하는 순간부터 엄청난 망고향을 뿜뿜하고 몇 개 안 되지만 부모님과 직장동료에게 나눠주었는데 다들 작지만 알찬 맛이라며 한동안 애플망고 앓이를 할 정도였다.
이 맛을 또 보기 위해 새로 들인 2대 망고나무를 애지중지하며 키우고 있다. ㅎㅎ
애플망고 유실수 키우기는 다소 까다로울 수 있지만, 관리만 잘한다면 집에서도 충분히 애플망고를 수확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힐링용으로 키워보는 것에 도전해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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