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728x90
SMALL
창문을 타고 스미는 봄볕이 나른한 오후, 우리 집 정원에 있는 작은 화분에 눈길이 머문다. 앙증맞은 잎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는 섬백리향. 그 작은 존재감은 때로는 무심히 지나쳐지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자그마한 잎과 수줍은 듯 피어나는 연분홍 꽃은 소박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 매력덩어리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오래전 황량했던 사찰(?) 길을 산책하던 도중 넓은 흙길 한가운데 덩그러니 자라고 있는 걸 발견하고 향과 꽃에 홀려 뽑아오고 싶었지만 사진을 다각도로 찍어 구글링한 후에 알게 되었다.
처음에는 물 주는 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통풍 이슈로 인해 초록별로 보내고, 향을 잊지 못해 다시 데려온 아이는 다행히도 식집사의 제멋대로 키우기 변화에 적응하며 자신의 생존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강한 식물만 살아남는 우리 집 생태계..
키우기 난이도는 하에 속하지만 해를 좋아하고 물 부족은 견뎌도 과습은 극혐 하는 아이라 갑작스러운 습도 변화에 예민해져서 저 작은 잎들의 눈치를 보고 있노라면 스스로가 어이없을 때도 있다.
그래도 봄이 왔다고 꽃을 활짝 피워주는 걸 보면 한없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728x90
반응형
SMALL
'초보인듯 아닌듯 식집사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은한 향기가 매력적인 개나리자스민 (0) | 2025.04.07 |
---|---|
작은 유리 속 푸른 우주 이끼 테라리움 내 마음대로 만들기 (6) | 2025.04.03 |
집에서 애플망고 유실수 키우기 (1대 망고나무를 기리며) (12) | 2025.03.05 |
레몬나무 사기당한 썰 (1) | 2025.02.28 |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2) | 2025.02.25 |